마음의 사랑하기(5)사랑할 수 있음을 감사하십시오
“인간은 사랑을 할 자격이 없다. 그런데 사랑할 수 있게 되었다. 기적이다!!!”‘
“사랑하는 것과 사랑받는 것 중 어느 것이 어려울까?” “당연히 사랑받는 것 아닌가요?” “왜?” “사랑하는 거야 그냥 하면 되지만 사랑받는 것은 상대에게 달려 있으니까요.” 예전에 무척 아끼던 제자와의 대화에서 나온 이야기입니다. 언 듯 생각하면 매우 타당한 말입니다. 사랑은 그냥 하면 되지만 사랑받는 것은 상대의 마음에 따라 달려 있으니 어려울지 모르죠. 완전히 부정하지는 않겠습니다.
하지만 과연 사랑하는 것은 “그냥 하면” 되는 것일까요? 만일 그럴 수 있다면 세상이 훨씬 살기 좋을 것 같습니다. 애정이 없어 고생하는 부부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그들도 그냥 “우리 사랑하자”라고 하면서 사랑하면 문제가 해결될테니까요. 하지만 그게 가능합니까? 제자가 말한대로 “그냥하면” 된다면 스토커는 없어질 것입니다. 스토커가 얼마나 정성을 다합니까?
제가 알던 어떤 여성은 스토커 때문에 수년간 고생했고 결국 결혼을 함으로써 겨우 해방되었습니다. 물론 결혼 후에 스토킹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지만 결혼한 여성이라 상당히 완화되었죠. 그녀에게 제가 물었습니다. “그 남자가 왜 싫어? 돈이 없어? 못 생겼어?” “아니. 그건 아냐” “그런데 왜? 엄청 잘 해준대며?” “그래도 싫어. 그냥 싫어”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좋아하고 싶어도 좋아할 수가 없다고 하니 도리가 없더군요. 드라마 ‘네 멋대로 해라’에서는 “어떻게 안 좋아해요?”라는 대사가 있는데 “어떻게 좋아해요”라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스토킹을 하던 남성도 만일 마음대로 안 좋아할 수 있다면 그럴 것 같네요. 그 사람도 죽어라 싫어하는 여성을 좋아하니 아마 죽고 싶을 정도로 힘들 것 같습니다.
세상에는 이런 엇박자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한쪽은 너무나 사랑하는데 다른 쪽은 죽어도 싫다는 그런 관계 말이죠. 보통 사람들은 지극 정성으로 상대를 대하면 좋아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게 그렇지 않습니다. 드라마가 만들어지는 이유는 이런 엇박자 때문이죠. 그냥 평범하게 처음부터 관계가 잘 이루어지면 드라마가 되겠습니까?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고 하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습니다. 요즘은 “열 번”이나 찍으려다가는 스토커로 몰려 처벌받을 수도 있는 시대입니다. 왜 그렇겠습니까? 현실은 소설처럼 낭만적이지 않으니까요.
제자가 그렇게 답한 것은 아마 남녀 간에 특히 젊은 남녀 간에 생기기 쉬운 열정이나 정욕이라는 것을 사랑이라고 착각했기 때문이 아닐까요? 이른바 스파크가 튀는 현상인데 그것을 사랑이라고 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결혼중매회사에 회원가입하는 사람들은 만나는 사람의 신상정보를 보고 상대를 결정합니다. 그런 것 없이 만나서 마음에 들면 신상정보를 보고 최종적인 결정을 내릴 수도 있는데 왜 그렇지 않을까요? 그만큼 남녀 사이에는 스파크가 튀기 쉽기 때문일 겁니다. 일단 만나서 정이 들면 냉정한 판단을 내리기 어려우지겠죠. “사랑하기 쉽다”고 한다면 바로 이런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닐까요?
이런 것 말고 다른 이유에서 사랑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닐 수 있습니다. 마음의 사랑은 사랑의 행위를 포함하는 것은 아니지만 사랑을 한다면 그것을 표현하고 싶어지기 마련입니다. 고백도 하고 싶고 상대와 특별한 관계를 맺기 바랍니다. 선물도 주고 싶고 편지도 써 주고 싶고 스킨십이나 키스 성관계도 하고 싶어집니다. 이런 행위는 사랑이 없어도 가능하지만 사랑을 하면 하고 싶어지는 행위이기도 하니 분리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예전에 어떤 사람이 사상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는 하나라고 했습니다. 사상의 자유는 인정하지만 표현의 자유는 없다면 사상의 자유도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이죠. 사람이 마음에서 무엇을 생각한다고 해서 그것을 남이 알기는 쉽지 않습니다. 다만 그가 하는 말이나 글 등에서 알 수 있죠. 그런 표현을 규제하면 사상의 자유는 있으나 마나한 것입니다. 따라서 마음과 표현은 하나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입니다.
사랑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랑하는데 표현할 길이 전혀 없다면 고통스러울 수 있습니다. 마음의 사랑에 달인이라 할 저 자신도 그런 점은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다른 사람처럼 그것이 크지 않기에 견디기가 쉽다는 것이 다를 뿐입니다. 만일 상대가 나의 사랑을 거부한다면 사랑을 하는 것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사랑할 수 있음을 감사해야 합니다. ‘다시 사랑할 수 있다면’ 라는 연극이 있습니다. 보지는 못 했지만 포스터를 보고 내용을 짐작했습니다. 아마 실버세대의 사랑을 그린 연극 같습니다. 이혼 또는 사별로 외롭게 사는 실버 세대가 사랑을 하는 이야기니 ‘다시’라는 말을 쓴 것이겠지요. ‘다시 사랑한다면’이 아니라 ‘할 수 있다면’이라는 제목이 눈에 들어와 유심히 포스터를 살펴보았습니다. 노년이 되면 사랑을 하기가 더 어려워지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니 사랑할 수 있는 것이 얼마나 고마운 일일까요?
사랑을 사랑해 온 저이지만 60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니 사랑을 느끼는 것이 쉽지는 않게 되었습니다. 예전에는 사랑에 대한 영화 드라마 음악을 들으면 쉽게 반응이 왔는데 요즘은 과거에 비해 어렵습니다. 한마디로 둔감해 진 것이지요. 하마못해 자녀에 대한 사랑도 예전만 못합니다. 예전엔 우리 아이들을 보기만 해도 행복했습니다. ‘참 나는 복도 많다. 어떻게 이런 사랑스러운 아이들을 셋이나 갖게 되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가끔 무감각해지고 말아 버립니다. “감동이 없어”라는 노래 가사처럼.
“나이가 들어도 마음은 같다”라는 소리를 들었지만 과연 그럴까 의심이 듭니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조금 쑥스럽지만 길에서 우연히 예쁜 여성을 봐도 예전에 비하면 별다른 느낌이 없습니다. ‘아 예쁘구나’ 정도입니다. 여간해선 다시 보지도 않습니다. “한 번 보고 두 번 보고 자꾸만 보고 싶네”라는 노래처럼 좀 더 젊었을 때는 예쁜 여성을 다시 돌아보고 여러 번 보던 것과는 사뭇 다릅니다. ‘내가 왜 이러지. 벌써 늙었나’ 할 정도입니다. 사랑에 대하여서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사랑이 예전처럼 간절하지 않은 것 같네요. 이게 정상일까요?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노희경)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이런 제목의 책이 나온다는 것은 사랑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죠. 그걸 뒤집어 말하면 사랑할 수 있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랑받는 것의 고마움은 알아도 사랑하는 것의 고마움을 모릅니다. 그렇기에 사랑하는 것 자체의 행복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사랑하는 것에 감사하십니까? 그리고 그것으로 인해 행복해 합니까?
‘우산’ (양의모)
비 올 땐 필요하고 고맙지만 맑을 땐 쓸모가 없어지는 우산같이
나 그대에게 그런 존재이고 싶어요 힘들고 괴로울 땐 찾으세요
그대의 우산이 되어 지켜 드릴게요 인생의 비가 그치면 떠나 드릴게요
창고 한 구석에서 두근거리는 가슴 안고 기다릴게요
그대의 인생에 우산이 될 수 있어 너무 행복해요
미안해요 더 멋지고 든든한 우산이 못되어
감사해요 내 삶이 그대로 인해 빛날 수 있어
이 시는 사랑하는 것에 대한 감사의 마음으로 쓴 것입니다. 시라고 하기에는 소박하고 단순하지만 마음만은 알아주시기 바랍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힘이 될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하는 마음은 사랑에 대한 감사가 없으면 가질 수 없습니다. 그 사랑은 마음의 사랑이어야 합니다. 사랑을 통해 이익을 얻어야 한다는 마음으로는 절대 느낄 수 없는 마음의 사랑. 여러분은 그런 사랑을 느껴 보았습니까?
‘포레스트 검프’라는 작품을 아시나요? 소설도 있고 영화도 있습니다. 저는 두 가지를 다 읽고 보았습니다. ‘포레스트 검프’의 주인공 포레스트 검프는 바로 그런 사랑을 했습니다. 그는 그녀에 대한 사랑으로 행복했지 그녀가 주는 뭔가 때문에 행복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사랑을 할 수 있는 것에 아마도 깊이 감사했겠지요. 상대가 그걸 받아들이든지 아닌지와 상관없이. 그렇기에 스토커처럼 행동하지도 않았습니다. 그저 자신의 삶을 살다가 상대가 필요로 할 때 등장해 그녀를 도왔습니다. 그리고 그녀와의 사이에서 만들어진 2세를 그녀처럼 생각하고 사랑으로 키워가는 모습을 보입니다. 이처럼 완벽하게 마음의 사랑을 실천한 캐릭터도 드물 것입니다. 그렇지만 그는 누구보다도 행복한 삶을 살았습니다.
제가 오랫동안 추구해 온 것은 사랑이지 연애나 결혼이나 그 밖의 이익 또는 혜택은 아닙니다. 물론 그런 것을 일부러 거부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럴 필요도 없고요. 하지만 마음의 사랑을 알고부터는 그런 것이 우선적인 관심은 아니게 되었습니다. 그렇기에 사랑에 제한이 없어졌고 마음껏 사랑을 즐기고 그 행복을 누리며 살았습니다. 그런 점에서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이었을지 모릅니다. 늘 사랑과 함께 살았으니까요.
그렇기에 감사합니다. 사랑할 수 있는 것을. 나이가 몇이 되어도 사랑하며 살 수 있다면 행복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사랑이 누구를 어떻게 사랑하든지 간에. 상대에 따라 사랑의 방법은 달라도 마음은 하나니이까요. 자식이든 친구든 또 동료이든 제자이든. 사랑의 대상은 많습니다. 그걸 찾지 않아서 그렇지. 또 대상을 스스로 한정지어버리니까.
앞으로의 꿈이 있다면 고독과 어려움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가족도 친구도 제자도 사랑하지만 이제는 좀 더 높은 차원의 사랑을 해 보고 싶습니다. 이제까지도 그렇게 하려고 노력했지만 이제는 좀 더 삶을 그런 사랑에 집중하려고 합니다. 대신 지금까지 사랑해 온 사람들에 대한 사랑은 줄여가려고 합니다. 그들은 저의 사랑이 없어도 충분히 잘 살아갈 수 있으니까요. 로맨스가 아닌 사랑 하지만 그것 역시 사랑인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그런 사람들을 사랑하는 것도 역시 감사해야 할 것입니다.
가수 김장훈은 그의 음악 못지않게 기부로도 유명합니다. “기부는 한 번 맛을 알면 그만 둘 수 없다”고 그는 말하였습니다. 그렇기에 수백 억을 기부했겠지요. 저도 그 맛을 조금은 압니다. 그래서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그 맛을 즐기려고 합니다. 사랑이 주는 맛 그것을 말이죠. 사랑에게 감사합니다. 저를 이렇게 행복하게 해 주어서. 여러분도 사랑에게 감사할 생각이 있으신지요. 보장합니다. 그것은 삶을 행복으로 이끌어 줄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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