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사노바와 창녀의 만남
예전에 강남에 위치한 어느 지하철 역에서 나왔을 때의 일입니다. 말로만 듣던 일이 현실이었음을 실감했습니다. 뭐냐고요? 거리를 꽉 매운 성형외과 병원입니다. 강남에 가면 성형외과병원이 가득하다는 소문을 들었는데 그게 명불허전이었습니다. 가히 성형외과의 메카와 같았습니다. 물론 그 많은 병원이 있다는 것은 그것을 찾는 고객이 있다는 것이겠지요.
예전에 좋은 신부의 조건은 지금과 많이 달랐습니다. 우리 어른들은 ‘참한 색시’라는 말을 자주 하셨습니다. 그것은 얌전하고 착하고 차분한 여성을 말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 여성들은 시부모 잘 모시고 남편을 잘 내조하고 자녀를 잘 키울 것이라는 생각에서 최고 가치 있는 여성들이었습니다. 이들을 우리는 과거에 ‘현모양처’ 감이라고 불렀죠.
하지만 오늘날 좋은 신부의 조건은 달라진 것 같습니다. ‘현모양처’라는 말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습니다. 그럼 무엇이 최우선의 조건이 되었을까요? 사람마다 다르지만 저는 바로 외모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전문직 여성이 같은 전문직 남성들과의 집단맞선에 나갔다고 한 말이 있습니다. “역시 그랬어. 예쁘고 어린 여자만 찾을 줄” 그녀의 말을 액면 그대로 믿을 수 있을지 모르나 “예쁘고 어린 여자”가 최고의 조건이라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전문직에 종사하는 그녀는 “예쁘지”도 “어리지”도 않았던 모양입니다. 여성의 능력은 남성의 능력처럼 높이 평가받지 못하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른바 ‘골드미스’가 결혼을 하기 어려운 모양입니다. 물론 그녀들의 잘못도 있죠. 자신들도 돈 많고 능력있는 남성만 찾았기 때문에 결혼 상대를 찾기 어려운 것은 아닐까요?
지금은 사라지고 있는 집창촌에서는 이런 모습이 매일 밤 연출됩니다. 반나체의 여성들이 지나가는 남성들에게 “오빠 놀다가”라고 외치며 추파를 던집니다. 반나체이니 그녀들의 외모는 적나라하게 드러나죠. 짙은 화장과 함께 자신의 외모를 뽐내는 그녀들을 바라보며 남성들은 “얼마면 되겠니”라고 묻습니다. 그렇게 해서 돈과 외모의 교환이 이루어져서 즉석 섹스 즉 성매매가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물론 이것을 바람직하다고 여기시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러한 모습이 비단 집창촌에서만 보이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결혼시장에서 이루어지는 돈과 외모의 교환은 이러한 집창촌의 그것과 본질적으로 그리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연봉이 얼마야?“ ”외모가 어때? 몸매는?“ 이런 식이 거래가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다르다면 거래가 장기간의 계약을(결혼) 전제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 뿐입니다.
이것이야말로 ’창녀와 카사노바‘의 거래가 아니겠습니까? 그곳에 마음의 사랑이 있을 거라고 기대할 수 있겠습니까? 물론 결혼하기 전에 어느 정도 교제를 하며 사랑을 만들어간다고 하나 어차피 거래의 결과를 확인하는 요식행위에 불과할 것입니다. 그것을 가지고 둘이 사랑해서 결혼했다는 알리바이를 꾸미는 것이죠. 그렇지 않으면 매매혼이 될테니까. 하지만 그렇다고 결과가 다르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저는 결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남녀의 사랑이 자본주의화되고 있습니다. 물론 외모만이 아니라 최근에는 여성의 경제력도 서서히 중요성을 더하고 있습니다. 이 정도면 더 이상 사랑이니 뭐니 하는 것은 발들일 틈도 없어지겠지요. 그들은 ’연애‘를 한다고 해도 사랑은 없습니다. 조건과 조건의 만남이니 ’조건만남‘일 뿐입니다. 앙꼬없는 찐빵이라는 말이 있는데 ’사랑‘없는 연애가 버젓히 행해지고 있습니다. 그들이 말하는 사랑은 그림자와 꽃 선물 그리고 키스로 만들어진 그림자 사랑일 뿐이라고 믿어 의식하지 않습니다. 남녀가 그것도 젊은 남녀가 같이 시간을 보내며 정신적 육체적인 결합을 시도하는데 뜨거워지지 않을 수 있습니까?
하지만 그것이 마음의 사랑일 수 있을까요? 아닙니다. 그것은 열정이나 욕망의 고조일 뿐이라고 해야할 것입니다. 둘은 하나가 되지 못하고 다만 둘 사이에 매개물을 넣어 억지로 결합을 이룬 것 뿐입니다. 수소와 산소가 결합하여 물이라는 완전히 다른 물질이 되는 화학적 결합이 아니라 물에 모래를 넣어 섞어 언제든지 걸러낼 수 있는 물리적 결합을 한 것 뿐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들을 묶어주는 매개체가 약화되면 언제든지 둘은 분리될 것입니다.
창녀나 카사노바가 좋다면 차라리 그렇게 하십시오. 우리나라에서는 정확한 통계가 없어 잘 모르겠지만 일본에서 창녀는 연간 수억 원을 벌어들이는 고소득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차라리 그렇게 벌어서 건물이라도 사 두면 진짜 부자가 될 수 있는데 왜 굳이 결혼이라는 복잡한 방식을 택합니까? 예쁘고 어린 여자가 좋으시면 왜 굳이 결혼을 합니까? 강남 등에 포진한 오피스텔 성매매업소를 찾아가면 어리고 예쁘고 섹시한 여성들이 언제든지 당신의 애인이 되어 준답니다. 늙고 꼬부라진 마누라보다 훨씬 낫지 않습니까? 게다가 원한다면 언제든지 새 여성과 즐길 수 있으니 금상첨화 아니겠습니까? 비용도 결혼해서 사는데 드는 비용을 생각하면 그리 비싸지 않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진정 결혼을 통해 사랑의 행복을 누리시고 싶다면 자본주의적 남녀관계를 벗어나십시오. 지금 우리가 먹고 사는 문제로 고통을 받지는 않지 않나요? 열심히 일하면 웬만큼 먹고 살 수 있는 시대입니다. 혼자 벌어 힘들면 둘이 벌면 됩니다. 자녀가 부담되면 자녀를 갖지 않으면 됩니다. 두 사람이 마음으로 하나되는 사랑을 하면 소유나 소비에 지배되지 않기 때문에 생각보다 많은 돈이 필요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너무 이상적일까요?
선택은 여러분들의 몫입니다. 너무 극단적인 비교라고 비난하실 수도 있습니다. 인정합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우리 사회가 이렇게 변하고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3포세대‘라고요? 왜 포기합니까? 남보다 더 잘 살고 싶어서 아닐까요? 아니면 최소한 남만큼은 살고 싶어서 아닌가요? 좀 더 자신에게 솔직해지십시오. 물론 좋은 생각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마음의 사랑을 희생하면서까지 얻어야 할 목표인지 생각해 봅시다. 인스턴트적인 사랑에 익숙한 세대에게 마음의 사랑을 기대하기는 어렵겠지만 도전해 보십시오. 인내는 쓰나 열매는 달다고 합니다. 마시멜론을 참는 어린 아이의 마음으로 참는다면 보다 더 행복한 미래가 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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