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기본소득과 함께 떠나는 미래여행(9)

닥터 양 2019. 11. 26. 17:47

6장 소크라테스는 사람들을 타락시키지 않는다.

 “저는 소크라테스 피고의 죄목에 사람들을 타락시키려고 했다는 점을 올렸습니다 노동도 하지 않고 거저로 돈이 생긴다. 그것도 평생. 누구라도 타락하기 쉬운 조건 아닌가요? 실제로 남의 도움에 의존하던 사람이 술이나 오락에 빠져 타락한 모습을 보였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과연 기본소득은 사람들을 타락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있습니까? ”

저는 그 점에 대한 답을 위해 증인을 신청했습니다. 증인 들어와 주십시오.”

이번엔 소크라테스가 증인을 불러들였다. 증인은 선서를 하고 증인석에 앉았다.증인은 어디서 온 누구입니까?”

저는 마케도니아에서 왔으며 현재 마케도니아의 공무원을 하고 있습니다

마케도니아에서는 이미 기본소득을 일부 사람들에게 주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예 맞습니다. 5 년 전부터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다만 아무나 주는 것은 아니고 생활이 어려운 사람들에게만 주고 있습니다. 그 점에서 소크라테스씨의 기본소득과는 다릅니다.”

하지만 조건이 그렇게 까다롭지 않아 웬만한 사람들은 다 받을 수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워낙 어려운 사람들이 많아서 되도록 모두에게 주고자 하고 있습니다.”

왜 기본소득을 주게 되었는지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실은 조금은 아픈 사연이 있습니다. 저희 나라는 원래 주변지역의 사람들을 지배하고 있었습니다. 원래 시민들은 극소수인데 그보다 몇 십 배나 되는 주변지역 사람들을 지배하려니 어쩔 수 없이 차별정책을 써야 했습니다. 거주지도 분리하고 직업도 차별하고 그런 식으로 말입니다. 식당도 마케도니아 원주민용과 주변주민들용으로 분리할 정도였죠.

 그런데 새롭게 왕위에 즉위하신 금상께서 이러한 차별을 없애도록 지시하셨습니다. 어는 철학자와의 만남이 계기가 된 것입니다. 그래서 모두가 함께 살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오랜 차별로 인해 경제적으로 매우 어렵습니다. 변변한 일도 못하고 있는 상태이고요. 그래서 그들이 인간답게 살 수 있도록 해야겠다고 저희 전하께서 고민을 하시다가 국가재정을 절약하여 그들에게 돈을 주라고 명령하셨습니다. 비록 큰 돈은 아니지만. 원래는 일을 하도록 해 주어야 하는데 일이 없습니다. 그러니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

매우 용기 있으신 왕이시네요..그런데 그로 인해 타락한 사람들이 속출한 것은 아닌가요? 술만 마시고 산다든지 도박이라든지..뭐 그런 것에 빠져 사는 사람들은 없습니까?”

아니요. 거의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대부분 건전하게 살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어떻습니까? ”

집을 고친다든지,,,작은 사업을 시작한다든지 ..교육을 받고 새로운 일을 해보려고 하여 그렇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모두가 새로운 삶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술에 빠진 사람이 없지는 않을지 모르나 설령 있다고 해도 극소수일 것입니다.”

그렇군요...역시 사람들은 생각보다 어리석지 않은 모양입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받고 있는 돈에 대하여 어떤 공헌을 했습니까? 세금이라든지 뭐 그런 걸로

아니요.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워낙 가난하게 살 던 사람들이라 세금을 낼 수도 없고

그러니까 전혀 공헌 없이 무조건적으로 돈을 받고 있는데도 타락한 사람이 없다는..”

예 그렇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소중하게 그 돈을 활용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공헌을 한 사람들하고 비교해서 큰 차이가 없습니다. 대부분의 일반시민들처럼.”

감사합니다. 이제 돌아가셔도 좋습니다.”

증인은 자리를 털고 밖으로 나갔다.

이래도 제가 사람들을 타락시켰다고 할 수 있습니까?”

하지만 겨우 한 가지 경우만 보고 최종적인 결론을 낼 수는 없겠지요

한 가지 경우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마케도니아 주변의 나라 중에 비슷한 시도를 하고 있는 나라들이 있습니다. 그곳에 저도 가서 조사를 했습니다. 결과는 마찬가지입니다. 타락한 사람들은 거의 없다고 합니다. ”

그곳 말고 다른 경우는 없습니까? 비슷한 지역에만 사례가 있으면 신빙성이 떨어지네요

제가 조사한 바로는 이런 경우가 있습니다. 어느 나라의 경우 한 지역에서 비슷한 시도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유를 들어보니 이렇습니다. 그 지역에만 나는 특별한 목재가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 지역은 매년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큰 돈을 벌여들인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지역의 지배자는 그것을 혼자 독식하지 않고 지역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기로 했다고 합니다. 모두가 함께 사는 곳에서 난 것이고 특별히 누군가가 만든 것도 아니니 모두의 것이라고 생각한 거죠..그래서 매년 그 지역 사람들은 그 목재의 수입을 나눠 갖는다고 합니다. 그 액수가 결코 작지 않아서 그 지역 사람들은 생활에 대한 걱정을 덜었다네요.”

그런 경우가 있습니까? 그럼 그 지역에 사람들이 몰려들지는 않을까요?..”

그것이 그렇지가 않습니다. 워낙 외진 지역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몰려오지는 않았습니다.”

마케도니아와는 달리 가난한 사람들에게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에게 무조건 주었으니 피고인의 생각과 비슷한 경우라 할 수 있네요. 역시 타락한 사람들은 없습니까?”

그렇습니다. 타락한 사람의 이야기는 들리지 않았습니다. 만일 그렇다면 아마 그런 제도 자체가 곧 없어졌겠지요..모두가 자신의 삶에 유용한 것에 쓰고 있다고 합니다. 설령 일을 안 하게 되더라도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쓰고 있다고 합니다. 술독에 빠진 사람은 없고..”

정말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내 생각에는 그런 사람들이 많을 것 같은데..”

혹시 고소인이라면 어떻습니까? 갑자기 그런 소득이 생긴다면 술독에 빠질 겁니까?”

아니요..절대 아닙니다..그 돈을 잘 활용해서 제 삶이 풍요롭게 할 겁니다..”

그렇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제가 사람들에게 물어 봤을 때도 비슷한 반응이 나왔습니다. 남들은 아마 타락할 것이다. 하지만 자신은 절대 그렇지 않다고 말입니다. 이상하죠. 왜 자신은 그렇게 하지 않겠다고 하면서 남들은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는지 모르겠습니다. ”

그런가요? 남에 대한 신뢰가 부족한 모양입니다. 다들 나만 빼고 믿을 수 없다는 식의..”

기본소득을 제공하면 누가 가장 혜택을 받을 것 같다고 생각합니까?”

그거야 가장들이겠지요. 가장들은 가족을 부양하는 책임이 가벼워졌다고 좋아할 것 같습니다. 저도 그런 돈을 받으면 일을 좀 줄일 수 있을지 모릅니다.”

그런데 그렇지 않습니다. 아이들하고 여자들이 더 많은 혜택을 누린다고 합니다. 특히 아이들의 건강이 눈에 띄게 좋아진다고 합니다. 아마 그동안 가난해서 제대로 먹이지 못했는데 돈을 받으니까 부모들이 아이들의 건강을 더 챙기게 되는 모양입니다.”

아하...가난한 사람들은 게을러서 가난하다는 생각도 결국 잘못된 것 같습니다. ”

게을러서 가난한 것이 아니라 가난하기 때문에 게을러진다고 해야 하지 않을까요? 가난하니 내일이 희망이 없고 그래서 그냥 하루하루 대충 살게 되는 것이죠. 하지만 그들에게 돈이 생기면 꿈을 갖게 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더욱 부지런히 살게 된다는 것이죠.

왜 우리도 신나는 일이 있으면 아침에 더 부지런히 일어나게 되지 않습니까?“

하긴 그렇습니다. 반대로 우울한 일이 기다려지는 날은 일어나기 싫고

아무튼 제가 아테네시민들을 타락시키지 않았다는 것이 증명되어서 기쁘네요.”

다행입니다. 아무래도 제가 고소를 취하해야 할 것 같네요..지금까지의 이야기를 들어 보니....더 이상 재판을 계속하는 것이 의미가 없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