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남자에게 친정엄마는 있는가?

닥터 양 2019. 12. 2. 23:04

남자에게 친정엄마는 있는가?

 

작성자 양의모 작성일 2012.07.03 10:21 스크랩

    

  '친정엄마' 이는 시집간 딸들에겐 듣기만 해도 가슴설레는 말이 아닐까?...시집가기전엔 웬수같이 지냈을지라도 시집가서 아니 결혼식장에 웨딩드레스를 입고 들어서는 순간 신부와 친정어머니의 오랜 불화는 눈녹듯이 녹아 버리고 만다...참으로 신비한 현상이다.

  왜 그럴까?..물론 장성한 딸을 보낸다는 면에서 아쉬움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과거에 여성들은 지금과 달리 비슷한 인생길을 걸어 갔다. 결혼하고 출산하고 육아하고..모든 여성들은 일종의 동업자였고 ...

  지금도 기본적으로 이러한 과정은 마찬가지이다..딸은 친정엄마가 그러한 길의 대선배 믿음직한 선배이기에 의지할 수 있고 친정엄마는 세상에서 제일 자상한 선배로서 그길을 조금이라도 편하게 가게 하고 싶어 전력을 다해 돕는다..이러한 동지의식이 '친정엄마'와 딸의 끈끈한 유대의식을 낳는다..

  "이야기를 조금만 하면 친정엄마에게 줄 건지 시어머니에게 줄건지 알 수 있다'라고 어머니는 말씀하셨다. 무엇이냐하면 옷가게를 하시는 우리 어머니 가게에 찾아오는 여성고객들이 누구에게 선물하려고 옷을 사는지를 말하는 것이다...금이라도 더 비싼 것을 고르려고 하면 영낙없이 친정어머니 것이고 조금이라도 싼 것을 원하는 경우에는 거의 시어머니 것이라는 것이다.

  요즘처럼 남녀평등이 이뤄진 시대 이야기가 아니다. 시댁의 파워가 지금에 비할바 없이 강했던 그 옛날의 이야기이다. 지금이야 말할 것도 없지 않을까?....

  90년대까지도 아들을 낳기 위해 낙태를 공공연히 하던 나라가 이젠 딸 갖기 열풍이 일고 있다. 어느 쪽이나 어차피 이해관계에 의한 판단이니 씁씁하기만 하다..."아들은 꼭 있어야 해"라는 사고가 "딸이 있어야 노후가 편하다"로 급속히 바뀌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말이다...남자들에겐 슬프게도 친정엄마가 없다는 것이다. 그것은 단어로서의 친정엄마가 아니다. 자신의 모든 것을 받아주고 전폭적으로 힘이 되줄 존재로서의 친정엄마말이다. 왜그럴까?

  친정엄마는 딸에게 요구를 하지 않는다..하지만 아들의 어머니는 아들이 장가를 가는 순간부터 온갖 요구를 해대는 존재로 바뀌게 된다. 물론 지금은 많이 달라졌겠지만...매스컴을 통해 보면 여전히 그런 모습들이 그리고 드라마에서도...아들은 장가를 가는 순간 어머니의 온갖 요구에 따라야 하는 무거운 짐을 지게 된다.. 그것도 자신만의 힘으로가아니라 아내라는 타인을 통해 말이다.

  문제는 아내라는 타인이 과거처럼 자신의 뜻을 따라주지 않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냥 내가 하면 되지 생각할지 모르나 그것이 잘 안되는 게 현실이다. 아들이 아무리 효도를 한들 며느리가 움직이지 않으면 아들의 친정엄마는 만족하지 못한다. ...

  물론 아들이 마음대로 효도할 수도 없다. 아내의 두 얼굴이 그것을 막는다...자신의 친정어머니에게는 베풀고 싶어 안달이 나는 아내라는 여자도 시어머니에 대해서는 전혀 그렇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가정불화를 각오하지 않는 한 천사같은 여자와 결혼하지 않는 한 상당히 어렵다....

  샌드위치가 되어 괴롭기 마련인게 아들이라는 남자인 것이다. 친정엄마를 피난처요 안식처로 여길 수 있는 딸이라는 여자에 비해 얼마나 힘든 상황에 놓여 있는지 이해가 되는가? ...하지만 이러한 처지를 이해하는 사람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 ...고부간의 갈등이 나면 남편이라는 아들이라는 남자에게 온 갖 부담을 지워버리는 시어머니라는 여자 아내라는 여자들 중에서 말이다....

  아들 가진 세상의 엄마들여! 이제라도 아들이라는 이름의 남자의 친정엄마가 되어 줄 생각은 없습니까?....더 이상 아들을 통해 요구를 채우려는 생각을 하지 마시고 과거 딸들 못지 않게 힘들게 살아야 하는 어려운 처지의 아들에게 휴식처요 피난처가 되어 주시면안되겠습니까?...

  아내라는 이름의 여자들이여...그대가 친정엄마를 사랑한다면 최소한 아들이라는 이름의 남자에게도 그러한 권리를 허락하셔야 하지 않을까요?...당신의 남편은 당신의 노예도 종도 아니랍니다.. 당신의 욕구를 위해 존재하는 도구도 아니랍니다...그에게도 친정엄마를 갖도록 허락해 주십시요....

  마마보이라는 말을 쓰지 마세요...남자도 힘듭니다...힘드니까 어머니라는 존재에 때론 기대고 싶을지도 모릅니다...따지고 보면 마마걸 아닌 여자 있습니까?....이해하세요...세상은 혼자 살기엔 너무 힘든 곳이니까요....당신의 남편 아들에게도 피난처가 필요하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