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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을 이겨낼 수 있는 사랑

닥터 양 2020. 12. 15. 13:07

세월을 이겨낼 수 있는 사랑

 

  요즘은 앨범을 사는 것이 웬지 촌스러운(?)시대가 되고 말았습니다. 각종 음원사이트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곡을 사거나 그렇게 하지 않아도 인터넷에서 곡 제목만 입력하면 대부분 공짜로 들을 수 있는데 (게다가 영상까지 함게) 굳이 비싼 돈 들여 앨범을 통째로 살 필요가 있는가 하는 생각이 대세인 듯 합니다. 그럼에도 586세대인 저는 여전히 좋아하는 가수들의 앨범을 구입하는 촌스러움을 발휘해 왔습니다. 적어도 팬이라면 앨범 정도는 사줘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기 때문이죠. 사실 앨범이 한 달에 한 번 나오는 것도 아니고 기껏해야 일 년에 한 두 번 나오는데 그걸 못 사줄 정도면 팬이라고 볼 수 없지 않겠습니까? 속칭 빠순이라는 사람들은 세 장을 구입하여 한 장은 감상용 한 장은 소장용 한 장은 선물용으로 사용한다는데.

  일본에서 유학할 때 알게 된 사실이 있습니다. 일본사람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들의 앨범을 사주는 것이 팬으로서의 예의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 덕분인지 일본에 가면 지금도 제법 앨범가게가 많습니다. 일본에 불법다운로드나 불법복제가 상대적으로 적은 것은 그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하나 더 중요한 사실은 일본에서는 비교적 연령이 높은 층도 최신가요를 듣고 있고 그렇기에 앨범이 더 잘 팔린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앨범시장에 10대들의 영향력이 큰 모양인데 그들의 구매력이 낮으니 불법복제가 많은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웬 앨범 타령이냐 하시겠지만 이유가 있습니다. 앨범을 사면 숨겨진 보물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죠. 어떤 가수가 앨범을 내게 되면 그 중에 타이틀곡이나 그것에 버금가는 노래가 소개되기 마련입니다. 그것은 역으로 말하면 그렇지 않는 곡이 다수 사장되어 버린다는 의미이죠. 싱글앨범이 아닌 이상(우리나라에서는 거의 보기 어려운) 앨범은 여러 곡을 수록하고 있습니다. 그 여러 곡 중에는 생각지도 않은 명곡(?)이 숨어 있습니다. 그런 곡들을 발견하는 것이 앨범을 구입하는 사람들만의 특권이요 행운인 것입니다. 여러분도 도전해 보세요.

  그렇게 해서 찾아낸 곡 중 하나가 소녀시대의 ‘complete,(완전한)입니다. 명곡들이 다수 포함된 소녀시대 1집 중에서도 제가 1번으로 손꼽는 명곡입니다. 명곡이라는 것은 어디까지나 제 기준이니 참고만 하세요. 제가 소녀시대1집을 구입하게 된 것은 다시 만난 세계라는 곡 때문입니다. 마치 일본노래처럼 들려 알아보니 소녀시대 노래라고 해서 급히 앨범을 구입해 들으면서 다른 곡들도 너무 좋아 팬이 된 것입니다. ’다시 만난 세계는 타이틀 곡은 아니지만 워낙 유명한 곡입니다. 하지만 complete는 소녀시대라는 이름을 인터넷 검색창에 쳐도 나오지 않을 정도로 존재감이 없는 곡입니다. 소녀시대라고 치고 com정도 치면 겨우 나옵니다. 왜 이 좋은 노래가 평가를 못 받지 모르겠습니다. 아마 2007년에 나온 오래된 곡이라 그럴지 모르겠습니다. 심지어 노래방에 가도 아예 곡 자체도 없는 경우가 있을 정도니 알만하죠?

  이 노래의 주제를 제가 찾았다고 하면 그것은 영원한 사랑입니다. “아직도 먼 미래의 일이겠지만 그땐 꿈이 아니길 Just one love 우리 둘이 걸어가는 길이 같기를 바래요저는 이 구절에 얼굴이 달아오르는 감동을 느꼈습니다. 먼 미래가 어떤 의미인지 아직도 모르겠지만 시간이 걸리더라도 언젠가 우리가 하나가 되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 담겨있는 것 같습니다. ‘사랑은 기다리는 것이라는 말이 있는데 저는 이 말에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언제인지 모르나 미래에 하나 되기를 기다린다는 이 가사는 사랑이 기다림이라는 사실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하나가 되기를 바래요라고 하지 않고 걸어가는 길이 같기를 바래요라고 표현한 것이 압권입니다. 자칫 유치해질 수 있는 내용이 너무나도 감동적으로 표현된 것이죠.

  “많은 시간을 따라 변하겠지만 두 손 놓지 않기를 Just for love 영원토록 마지막일 사랑 그대길 바래요이 구절은 마치 앞에 구절을 이어가는 것 같네요. 시간이 지나면 변할 수 있지만 두 손을 놓지 않기를 바란다는 것은 사랑 그 자체는 남아 있기 바라는 마음을 노래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사랑이 영원토록 마지막 사랑이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인간은 언젠가 죽어야 하니 마지막 사랑은 곧 영원한 사랑이 되겠지요. 절묘하지 않습니까?

  사랑은 같은 모습으로 영원할 수 없지만 사랑 자체는 영원할 수 있습니다. 이 가사의 작사자는 그런 마음을 표현하고 싶어 하는 것 같습니다. 세월을 이기는 사랑은 바로 그런 것이 아닐까요? 처음 그날처럼이라는 노래도 있지만 그것은 헤어짐으로 사랑이 박제된 경우에 한정될 것입니다. 하지만 이루어진 사랑이라면 그럴 수는 없습니다. 그럼에도 마지막이기에 영원할 사랑은 세월의 파도 속에서 많은 변화를 거치면서도 굳건하게 지켜진 사랑일 것입니다. 변함을 두려워하거나 슬퍼하기보다는 그 가운데에서 사랑을 지켜가는 두 손 놓지 않는사랑을 위해 인내하고 이겨내어 영원한 사랑을 이룰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