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입국금지는 신중해야 한다. 유승준의 입국을 허하라!

닥터 양 2020. 12. 26. 02:41

입국금지는 신중해야 한다. 유승준의 입국을 허하라!

 

  오선화라는 여성을 아는가? 한국인의 핏줄을 받은 사람이지만 지금은 일본 국적을 취득하고 일본에서 거주하는 재일한국인이 되었다. 엄밀히 말하면 한국계 일본인이라 하겠다. 그녀는 한국에서 불우한 인생을 살았다. 명문대를 나오지도 못했고 육사출신 장교와 결혼하고자 여군에 지원했으나 (당시 여군의 사회적 지위는 거의 바닥 수준이었다)실패한 뒤에 일본에 건너가 한 때 호스테스 생활을 하다가 운 좋게 신분 상승을 이루어 대학교수가 되었다.

  그런데 그녀의 신분 상승에는 아름답지 못한 사정이 있다. 한국 사회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불우한 삶을 산 사람답게 일본에서 한국에 대한 비난을 퍼붓고 살았다. 그런 그녀를 일본의 우익이 점찍어 키우게 된 것이다. 호스테스를 하던 여성이 글을 쓰고 강연을 하게 되었는데 그것이 그녀의 일본어 수준과 맞지 않았다고 한다. 기억에 의하면 그녀의 일본어 회화 실력을 보면 편지 하나 쓰기도 버거울 것이다라는 평이 있다. 대필의 의혹이 제기되기도 하였다. 그녀의 명성이 높아지면서 반한적인 활동이 활발해진다. 그것이 그녀가 일본에서 인정받는 길이 되었기에 멈출 수도 되돌아갈 수도 없었기 때문이다. 호사카 유지교수처럼 순전히 자발적으로 친한 인사가 된 것도 조국에 대한 적대감이 없어 일본의 침략에 대해서만 반일적이고 그 외에는 중립적인 인사와는 전혀 다르지만 결과적으로는 유사한 점을 갖게 된다. 자신이 낳고 자라난 조국에 반대하는 활동을 하고 그 나라의 국민이 된 사실이다. 자신이 가진 한국에 대한 반감과 우익의 요구가 결합 되어 결국 철두철미한 반한인사로 거듭난 것이다.

  하지만 일본은 호사카 유지교수를 입국 금지시키지 않았다. 일본의 우익만이 아니라 우리나라 우파로부터도 협박을 받을 정도로 적극적인 반일적 활동(일본에 대한 전면적인 반대는 아니다)을 하고 국적까지 한국을 바꾸었다. 재미있는 것은 그는 한국적이기 때문에 일본에 입국시 외국인출입구로 출입하는데 아내는 그와의 결혼으로 영주권을 얻어 일본인 출입구로 출입한다는 것이다. 그의 한국 사랑은 굳건해서 자신을 일본인으로 언급하는 것조차 꺼려 저는 일본인이 아니라 한국인입니다라고 굳이 소개할 정도이다. 동경대를 나온 엘리트로서 본국에서 얼마든지 좋은 삶을 살 수 있음에도 일부러 어려운 길을 가는 그에게 존경심이 느껴진다. 그렇지만 일본 측에서 보면 거의 이완용급의 매국노로 여겨져도 이상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도 호사카 유지는 아무 문제 없이 일본을 드나들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오선화는 그렇지 못하다. 여러 번 입국을 시도했지만 끝내 거절당했다. 그녀가 한국에 입국하려고 한 것은 이곳에서 자신의 활동을 하려고 한 것이 아니다. 그저 가족과 친구를 만나서 수다도 떨고 함께 시간을 보내거나 결혼식 등 관혼상제를 함께 하려는 인간적 욕구 때문이었다. 그런데도 우리는 그녀를 매정하게 거부하고 있다. 이유는 위험한 외국인이라는 것이다. 오선화의 활동은 호사카교수보다 위험하지 않다. 왜냐하면 호사카교수의 활동은 매우 동경대출신의 엘리트 답게 치밀하고 논리적이라 한국인들에게 큰 지지를 받고 있지만 오선화의 활동은 글자 그대로 그들만의 리그에서 자기만족 수준에 불과하다. 조금만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그녀의 말을 신뢰할 수가 없을 정도로 난잡한 말들 뿐이다. 두 사람의 영향력은 비교가 안 될 정도이다. 그런데 일본은 호사카를 들여보내는데 우리는 오선화를 거부한다.

  이것은 인권과 자유 그리고 다양성에 대한 두 나라의 차이라 할 수 있다. 일본과 한국에 살아본 필자는 일본이 우리에 비해 인권과 자유 다양성에 대한 관대함에 훨씬 앞선 나라임을 알 수 있다. 과거에 김대중이 일본에서 반한적인 발언을 할 수 있었던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고 TK생이란 이름으로 지명관교수가 일본의 좌파잡지 세계한국으로부터의 통신을 실을 수 있었던 것도 마찬가지이다.

  우리는 김대중의 반한 활동을 죄악으로 여기지 않으며 지명관 교수의 한국의 현실에 대한 고발도 민주화를 위한 부득이한 활동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당시에 우리정부는 김대중을 납치하여 살해하려고 하였고 이것은 세계의 민주국가의 분노를 샀다. 이것은 외국에서 자신의 나라를 비난하는 것은 언론의 자유라는 의미라 하겠다. 일본이 호사카의 입국을 허용하는 것도 자신들이 언론탄압의 나라라는 오명을 쓰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가 오선화의 입국을 거부한다면 모순이 아닐 수 없다. 민주화운동을 거쳐 오늘의 민주국가를 완성한 대한민국이 독재국가가 행한 언론탄압을 하고 있으니 말이다. 이는 우리가 인권과 자유에서 얼마나 뒤떨어져 있는지를 말해 주는 것이 아니다. 겉으로는 일본의 비민주적인 행태를 비난하지만 그들은 반일활동을 전개하는 호사카를 막지 않고 있는데 우리가 오선화를 막는 것은 스스로 인권후진국임을 폭로하는 것이다. ‘위험한 외국인이라고? 그녀가 우리 나라에 와서 폭력을 선동했는가 아니면 반한활동을 전개하였는가? 그저 가족을 만나고 인간적인 행복을 누리겠다는 것에 불과한데 그것이 위험한 행위라도 된단 말인가? 가장 인간적으로 소박한 권리가 아닌가? 그것을 짓밟는 수준이라면 이 나라는 진정한 민주국가가 아니다.

  그렇다면 유승준에 대한 입국 금지가 얼마나 야만적인 행위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유승준은 반한활동을 한 적도 없고 심지어 법률을 어긴 적도 없다. 이 나라에 병역기피자가 얼마나 있고 병역기피를 위해 외국적을 취득한 인간이 어디 한 둘인가? 그런데 그들을 모두 입국금지를 시키거나 추방시켰는가? 외국에 나가 해외를 떠돌다가 병역면제연령이 되어 귀국하여 버젓이 살고 있는 인간들도 많은데 왜 그에게만 이렇게 혹독한 금지를 하고 있는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에 대한 제재는 이미 충분히 이루어졌다. 그가 귀국한다고 해도 과거처럼 연예활동을 할 수 있는 길은 이미 막혔다. 그에게 한국은 고향에 불과하며 할 수 있는 것은 오선화처럼 인간적인 욕구를 채울 수 있을 뿐이다. 그런 소박한 욕구를 억압하는 것은 오선화처럼 반한 활동을 하는 사람에게도 허락되어야 하는 것처럼 유승준에게도 허락되어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인권과 자유를 허용하는 민주국가의 자격이라고 생각한다.

 유승준이 입국한다고 병역기피가 합리화될 것이라고 생각하나? 국회에도 병역기피의 의혹을 가진 자들이 버젓히 금배지를 달고 활보하는 나라에서 이런 주장이 말이 된다고 생각하는가? 더 이상 아무런 활동도 할 수 없는 유승준이 국회의원이나 다른 유명인사만큼 아직도 영향력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유승준을 입국 거부할 거면 국내의 병역기피자들을 모두 국외추방시켜야 앞뒤가 맞지 않을까? 그도 위험한 외국인이란다. 테러리스트도 범죄자도 아니고 게다가 반한 활동을 한 사람도 아닌데. 반한 활동을 한 김대중도 지명관도 당당히 이 땅을 밟았는데 막상 그런 활동을 금지한 독재정부를 무너뜨리고 세워진 민주정권이 입국금지라니.

  입국 금지는 최후의 수단이 되어야 한다. 테러리스트 국제적인 범죄자와 같이 정말로 우리나라와 국민에게 해를 끼칠 것이 명백한 사람에게만 적용해야 할 것이다. 만일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김대중을 납치하고 지명관을 잡으려고 애쓴 독재정권과 다름없는 인권 후진국의 오명을 써야 할 것이다. 정 걱정이 되면 오선화나 유승준에게 각서를 쓰도록 하면 된다. ‘대외적인 활동을 일체 자제하도록 약속한다는 각서 말이다. 이를 어길 시는 영원히 입국금지를 한다고.최소한 호사카 유지를 입국시키는 일본만큼은 우리도 인권선진국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