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사랑의 방해물(2) 꽃과 선물
마음의 사랑의 방해물(2) 꽃과 선물
“무어라 맘과 맘이 맺지 못하고 한갓되이 풀잎만 맺으려는고” (동심초)
마음의 결합은 아름답지만 그것을 이루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마음과 마음의 결합이 아닌 매개물을 통한 결합이 세상을 덮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치 1+1이 1이 되는 것이 아니라 2가 되는 것처럼. 1+1이 1이 되는 것이 마음의 결합이라면 1+1이 2가 되는 것은 매개물을 통해 억지로 붙어 있는 상태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사랑의 결합은 화학적 작용이지 물리적 작용은 아닙니다. 물리적 작용에 의한 결합은 언제든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오늘도 ‘한갓되이’(헛되이) 물리적 결합에 매달려 정작 맘과 맘이 맺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마음의 사랑에 최고의 적은 바로 ‘꽃’과 ‘선물’입니다. 그림자의 경우 그것이 비록 그 사람의 본질은 아니지만 그래도 그 사람과 하나가 되어 있기 때문에 덜 해롭습니다. 하지만 ‘꽃’과 ‘선물’은 당사자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별개의 존재이기 때문에 그 해로움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더구나 아무라도 줄 수 있는 것이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꽃’이란 이른바 이벤트를 말합니다. 사람들은 (대개 남성들이지요) 사랑하는 사람에게 이벤트를 해 줍니다. 그것을 받은 사람들은 목석이 아닌 이상은 감동하게 되겠지요. 그것은 설레임이나 두근거림을 가져옵니다. 그렇게 해서 둘은 연애를 시작하고 마침내 결혼에 골인하게 될 것입니다. 아름답게 보이는 이 과정이 실은 무서운 함정이라고 한다면 여러분은 납득할 수 있을까요? ‘그게 뭐 어때서?’라는 반론이 나올 것 같습니다.
‘선물’은 바로 물질적 금전적인 것을 말합니다. 돈을 주거나 선물을 주는 것을 한마디로 ‘선물’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이 역시 사랑에 빠질 수 없는 요소가 아닙니까? 다이아몬드 반지, 명품백부터 평범한 선물까지 종류는 그야말로 무궁무진합니다. 신데렐라 드라마의 피날레는 가난한 캔디에게 왕자님이 상상도 할 수 없는 액수의 선물을 안겨주는 것이 아닐까요? ‘시크릿 가든’이라는 드라마에서는 여친을 위해 비행기 전세까지 하더군요. 얼마나 감동적입니까? 강남 역 앞에서 외제차를 세워두고 젊은 여성들에게 타라고 하자 1명도 거절하지 않았다는 전설 같은 이야기가 있는데 이는 선물의 위력을 잘 말해주는 에피소드일 것입니다.
요즘 젊은 남녀는 굳이 이벤트와 선물을 가지고 프로포즈를 하는 것을 일종의 풍습으로 여기는 모양입니다. 마치 그것을 해야 두 사람이 행복해지는 것처럼. 그로 인해 이심전심으로 연애하고 결혼까지 갔던 저희 세대가 뭔가 잘못된 것처럼 여겨지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다이아몬드의 크기가 사랑의 크기인 것처럼 생각한다면 그것이 과연 올바른 판단일까요?
바람둥이 부자와 돈 없는 청년이 있다고 합시다. 바람둥이 부자가 주는 다이아몬드 반지의 다이아몬드는 돈 없는 청년의 그것보다 훨씬 크겠지요. 하지만 그가 참다운 사랑을 하고 있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또 그것이 상대의 마음에 마음의 사랑을 심어줄 수도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어떨까요? 바람둥이 부자의 다이아몬드가 승리할 가능성이 클 것입니다.
“김중배의 다이아몬드 반지가 그렇게도 좋았단 말이냐” 대표적인 신파극 ‘이수일과 심순애’에 나오는 대사입니다. 예나 지금이나 다이아몬드 반지는 여심을 사로잡는 좋은 무기가 되는 모양입니다. 하지만 그것으로 정말 마음까지 잡을 수 있을까는 의문입니다.
‘꽃과 선물’은 마음과 마음의 결합을 막는 방해물입니다. 그것으로 흔들려 사랑에 빠졌다면 여러분은 마음의 사랑을 할 기회를 영원히 잃게 될 것입니다. 세계적인 부자들도 이혼을 합니다. 왜일까요? 돈으로 사랑을 살 수 있다면 그럴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선물이 가지는 힘은 그리 오래 가지 않기 때문에 부자들도 이혼을 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꽃’과 ‘선물’을 일체하지 말라고는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것으로 상대의 마음을 사로잡으려고 해서는 안 됩니다. 또 그런 것으로 마음을 주어서도 안 됩니다. 두 사람의 사이에 그것이 매개물이 된다면 그 사랑의 끝은 안 봐도 알 수 있습니다. ‘꽃’과 ‘선물’이 적을수록 여러분의 사랑은 마음의 사랑에 가까워질 것입니다. 고 노무현 대통령은 아내 권양숙 여사와 강변 데이트를 하면서 커피값도 쓰지 않았다고 회고합니다. 물질로 상대를 감동시키려고 하면 그 사랑은 물질에 의한 허상이 될 것입니다. 상대는 당신이 아니라 물질을 사랑하게 될테니까요. 물론 받는 당신도 마찬가지입니다.
이것은 자녀 사랑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물질로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려는 생각은 너무나 위험합니다. 물론 아이에게 물질이 필요하고 그것을 아이 스스로 구할 수 없으니 부모가 제공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아이를 물질로 기쁘게 하고 싶다는 욕심에 무절제하게 제공하게 된다면 언젠가 그 대가를 반드시 치를 것입니다. 자녀와의 사랑을 물질을 매개로 하는
그림자 사랑으로 만들고 싶다면 그렇게 하십시오. 하지만 진정으로 자녀와 마음으로 사랑을 나누고 싶다면 그래서는 안 됩니다. ‘지나친 물질은 마음의 사랑에 해로우니 삼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