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사랑의 방해물(1) 그림자
마음의 사랑의 방해물(1) 그림자
마음의 사랑은 원칙적으로 두 사람 사이에 어떠한 매개물도 있어서는 안 됩니다. 사랑의 목적은 사랑 자체이어야 하고 왜 그 사람을 사랑하는가는 그 사람이기 때문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 사람을 사랑하는 이유가 명확하고 또 특별한 목적이 있어 사랑을 한다면 이미 마음의 사랑이 아닙니다. 여러분은 누군가를 사랑할 때 아무런 매개물이 없이 사랑하고 있습니까?그것을 알수 있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그 사람을 사랑하는 이유가 쉽게 나오지 않아야 합니다. “이러이러하고 저러저러해서 나는 000을 사랑해”라고 한다면 마음의 사랑이 아닐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여러분은 그 사람이 아니라 그 사람의 행동이나 특징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만일 그 이유가 더 이상 기쁨이나 행복이 아니게 되면 여러분의 사랑도 끝날 것입니다.
마음의 사랑을 방해하는 매개물 중 하나가 그림자입니다. 그림자란 무엇일까요? 000이라는 인간이 있다면 그에게는 여러 가지 특징이 나타납니다. 성격이나 매너 자상함 등등. 이러한 특징이 사람에게 매력을 느끼게 해 줄 수 있을 것입니다. ‘시라노 연애조작단’에서는 그렇게 매력을 줄 수 있는 태도나 언행을 가르쳐 상대를 사랑에 빠지게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그림자는 한계를 갖게 마련입니다. 제 후배 중에 유머를 말하는 능력이 뛰어난 친구가 있었습니다. 그와 함께 있으면 정말 재미있습니다. 순간순간 재치있는 이야기로 저를 즐겁게 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그의 여친이 그런 그의 모습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좋아하기는커녕 ‘경박하다’라는 비난마저 서슴지 않았습니다. 저는 너무나 그것이 의아했습니다. ‘아니 왜 그러지? 남친이 재미있으면 좋은 거 아냐?’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익숙함과 지침이었습니다. 맛있는 음식도 매일 먹으면 맛있는 줄 모르게 됩니다. 두 사람은 과 커플이라는 특징 때문에 거의 하루 종일 붙어 지내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그의 유머는 그녀에게 이미 익숙해졌고 심지어 지겹기조차 합니다. 그런 말을 들었을 때는 이미 사귄 지 3년 지난 시점입니다. 3년이라고 해도 주말이나 밤에 데이트 하는 수준의 커플이 아니라 매일 학교에서 얼굴을 맞이하는 과커플이라는 점에서 실제로는 5,6년 이상 사귄 커플 이상으로 함께 한 시간이 길 것입니다. 더구나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함께 했으니 그 밀도는 더 짙을 수 밖에 없죠.
만일 어떤 여성이 그의 유머 감각에 매력을 느껴 사귀게 되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아마 둘의 관계는 파탄이 났을지도 모릅니다. 설령 관계를 유지해도 그것은 지극히 습관적이겠지요. 왜냐하면 그녀가 사랑한 것은 그 자신이 아니라 유머 감각이기 때문입니다. 유머 감각은 어디까지나 그의 그림자에 불과할 뿐입니다. 게다가 익숙해지면 그것에 더 이상 매력을 느낄 수 없게 되는 것이죠. 그녀는 ‘그림자 사랑’을 한 것이 됩니다.
첫 눈에 반한 커플의 사랑이 오래오래 유지되는 것은 그림자가 아니라 상대 그 자체를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첫 만남에서 상대의 성격이나 특징을 알아내고 그것을 평가하고 사랑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냥 상대가 좋은 것입니다. 그렇다면 상대가 180도 변하여 지킬박사와 하이드씨처럼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지 않는 한 그 마음은 변하기 어렵습니다.
여러분은 자식이 착하니까 혹은 성격이 좋으니까 사랑합니까? 호감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그렇지 않을 것입니다. 성격이 나쁜 자식을 걱정할지언정 그것을 이유로 사랑을 버리는 부모는 거의 없을 것입니다. 아마 대부분의 부모는 자녀에게 자신의 사랑을 맞출 것입니다. 그러기에 부모의 자녀에 대한 사랑은 평생을 가게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말하면 이해가 될까요?
물론 그렇다고 부모가 모두 자녀에게 마음의 사랑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자신의 욕심에 의해 자녀에게 상처를 받고 때론 자녀를 본의 아니게 이용하는 경우는 수도 없이 많습니다. 그걸 제대로 의식하지 못할 뿐이죠.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런 이유로 자녀에 대한 사랑 자체를 버리는 부모는 거의 없다는 것입니다. 자녀에 대한 사랑은 그림자로 인한 사랑이 아니라 자녀 자체를 사랑한다는 점에서 본질적으로는 마음의 사랑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의 사랑의 대상은 상대입니까 아니면 그의 장점입니까? 사람의 장점은 그 사람 자신은 아닙니다. 그것을 사랑한다는 것은 설령 다른 사람이라도 얼마든지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성격이 좋아 사랑한다면 그 사람보다 더 성격 좋은 사람이 나타나는 순간 지금까지의 사랑이 흔들릴 수 있겠지요? 예뻐서 사랑한다면 그 사람보다 더 예쁜 사람이 나타나면 새로운 사람으로 갈아타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겠습니까?
만일 여러분이 자신의 자녀보다 더 매력적인 조건을 가진 남의 아이를 보며 그 아이가 자신의 자녀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면? 그것은 여러분은 자녀를 마음으로 사랑하지 않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설마 그렇게 생각하시지는 않을 겁니다. 마음의 사랑을 느끼면 상대가 자신의 기준이 되어버립니다. 그것은 그림자에 현혹되지 않을 때 비로소 얻을 수 있는 선물입니다. 여러분은 그림자에 휘둘리지 않고 사랑할 수 있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