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대한민국의 가족(4) 가족은 한 가지 모습일 필요가 없다.-대안가족론

닥터 양 2020. 4. 11. 21:28

대한민국의 가족(4) 가족은 한 가지 모습일 필요가 없다.-대안가족론

 

목 차

1. 아직도 핵가족이 표준적인 가족의 모습일까?

2. 혈연공동체의 해체로 인한 문제

3. 핵분열 하는 핵가족,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

4. 새로운 형태의 가족에 대한 모색

5. 결혼은 미친 짓이다? 결혼이 주는 부담감

6. 결혼 없어도 가족은 만들 수 있다. -비결혼 비혈연의 가족

7. 가족은 한 가지 모습일 필요가 없다.

 

1. 핵가족이 표준적인 가족의 모습일까?

  언제부터인가 우리사회는 가족의 모습이 부모와 미혼자녀 둘이라는 생각을 당연시하게 되었다. 1960년대부터 이루어진 산아제한정책이 가져온 대한민국표준가족의 모습은 그 이전과 몇 가지 점에서 달랐다..우선 할아버지 할머니라는 존재가 사라졌다..우리가 어렸을 때 할아버지 할머니는 가족의 일원으로 자주 등장하였다. 부모와 다른 의미의 양육자로서 삶의 여유를 안겨주었던 할아버지 할머니의 존재는 가족의 삶에 청량제였다..

  또 아직 미혼인 삼촌이나 고모 같은 존재도 심심치 않게 등장했다..이 역시 아이들에겐 사랑을 더 해줄 고마운 존재였다..일에 바쁜 엄마아빠를 대신해 줄 보호자이기도 했다..나 역시 이모들과 함께 지냈던 시간이 많았고 누나나 형이 없던 내게는 좋은 가르침을 주는 친근한 존재였다..이모들이 가지고 다니던 성경책이 나의 신앙생활을 이끌었던 점도 있다..그들에게 성경이 무어냐 예수님이 누구냐 라고 묻곤 하면서 희미하나마 그러한 것에 대한 지식을 쌓아 갔으니까...최근 인기를 얻은 부르스리 인가 하는 소설에는 삼촌과 조카의 이야기가 나온다...요즘엔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지만..

  자주는 아니지만 결혼한 부모님의 형제나 친구들도 등장한다. 결혼하고도 계속 남아 함께 사는 부모의 형제는 요즘은 거의 생각할 수 없다..다가 부모의 친구라니..요즘 아이들이 젊은이들이 들으면 판타지 소설 같은 이야기겠지만 과거에는 그런 일도 있었다. 오갈 데 없는 친구를 거두는 모습. 하지만 이런 모습들은 추억의 뒤편으로 사라진지 오래다...어쩌면 이런 일들이 있었다는 사실조차 나 같이 과거 회고병에 걸린 사람이 아니라면 있기나 할까?

  예전에 이런 드라마를 보았다..요즘은 사라지다시피한 단막극인데 주인공의 선배가 후배의 집에 와서 신세를 진다..신세대들이여 너무 놀라지 마라 그런 일이 예전에는 꽤 있었단다...당연히 주인공의 아내는 불편해하고 싫어한다..그래서 남편에게 그 선배를 내 보내도록 종용한다..하지만 지금과 달리 인정과 의리를 중시하는 그 시대에 말을 꺼내기도 쉽지 않다..그래서 궁리 끝에 이런 말을 건넨다.."선배님, 고향의 가족들이 보고 싶으시지 않으신가요?"라고..보고 싶을 테니 고향에 내려가시라는 소리였다..그런데 그 선배는 "아 맞아 너무 보고 싶어..그러니 전부 올라오라고 해야겠네" 라고 하여 고향의 가족들을 다 불러 같이 지내게 하였던 것이 아닌가? 혹 떼려다 혹 붙인 격이 되었다...

  이런 경우도 있었다....비슷한 케이스지만 선배가 자꾸 맛있는 것을 먹고 싶다고 조르고 하여 후배 가족을 곤란하게 하는 경우였다..하지만 후배부부는 선배를 불평 없이 잘 대접해 주었다..한동안 함께 지낸 선배는 어느 날 자취를 감추었다.. 편지와 함께 무엇인가를 남긴 채...편지에는 이런 사연이 있었다..자기는 시한부선고를 받고 마지막 삶을 함께 할 가족이 필요했다..자네들이 나를 가족처럼 여겨 준 것에 감사한다..내 남은 재산을 정리해 이 통장에 남겼으니 감사의 뜻으로 알고 받아주게 라는 편지의 내용을 읽고 후배부부는 대성통곡을 한다..통장에는 거액의 현금이 입금되어 있었다..그것은 그 선배의 남은 전 재산이기도 하였다. 죽어가는 사람에게 따듯한 가족이 되어주는 인정..지금은 박물관에서나 찾아 볼 이야기이다...

  이러한 구성원들을 모두 털어버리고 만들어진 4인 가족체제 그러나 이미 이것도 생각보다 우리사회의 압도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말하기 어려워지고 있다...한 부모 가정 조손가정 독거가정 등 여러 형태의 가정이 점점 그 수를 더해가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내가 듣기로는 미국의 경우 부모와 미혼자녀의 가구는 오히려 소수에 속하는 걸로 알고 있다..이제 정상이니 표준이니 하는 말로 가족의 형태를 하나로 규정하는 것이 의미를 상실해 가고 있는 것이다..

2. 혈연공동체의 해체로 인한 문제

  최근 초등학교 4학년 여자아이의 실종과 살해사건이 큰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기사를 읽어 보니 역시나 결손가정이었다..아버지는 여기저기 노동을 하러다니느냐 집을 비우기가 일쑤였다..나이 차이가 나는 오빠가 함께 살지만 요즘 20살 안팎의 젊은 남자가 동생을 착실히 돌봐 주는 걸 기대하는 건 무리다...아이는 너무 외로웠나보다..실종 당일 새벽 4시대에 아빠에게 전화를 여러 차례 걸었다..새벽 4시대에 말이다..그리고 아침에 동네 식당주인 아저씨네 집에서 일하는 아저씨에게 여러 차례 전화를 걸었다..어떤 사연인지 몰라도 작은 동네에서 오가다 보니 친해진 모양이다...하지만 상식적으로 둘 다 정상적인 행동은 아니다..새벽 네 시에 전화 아침부터 동네 아저씨에게 전화 ,,얼마나 아이가 외로웠으면 그랬을까?

  예전 아주 예전 같으면 이런 아이는 친척집에서 지내기가 십상이다...그게 꼭 좋으냐 아니냐를 떠나서...그러한 지원시스템이 존재했다..나의 경우 외갓집식구들이 곤란한 지경에 빠졌을 때 우리 집에 들어와 여러 해동안 함께 살았던 적도 있다..그것도 무려 5식구가 말이다..우리식구도 다섯이니 전부해서 10명이다..방은 고작 두개 ...안방엔 우리 식구가 건넛방에는 외갓집식구가..외할아버지는 안계셨다...

  일본에서 지낼 때 나는 일본 사람들에게 자부심을 갖고 말한 것이 있다..일본이 한국보다 경제적으로 풍요롭지만 우리민족은 혈연의 정이 두터워 어려울 때 서로 돕고 하는 아름다운 모습이 있다.. 당신들에겐 절대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라고..으시대었고 그들은 나름 부러운 눈초리를 보냈다. 심지어 어느 선배는 한국엔 혈연네트워크나 친구네트워크가 잘 되 있어 보험가입율이 낮다는 소리까지 했다..힘들 때 도와줄 사람들이 많은 데 굳이 보험에 왜 들겠느냐 는 것이다...

  하지만 IMF사태로 벌어진 현실은 우리를 놀라게 했다..서울역 앞에 나타난 많은 노숙자들...상상조차 못했던 것이다..노숙자라니 ...그들에겐 형제는 친척은 없는 건가? 모두 고아들인가? 고아라도 친구는 있지 않을까?...별의 별 추측을 다 해 보았다...일본 사람들이 나에게 비꼬듯이 묻는다...당신이 자랑하던 혈연의 힘은 도대체 어디 있느냐고...눈 앞 이 캄캄했다..

  그리고 나서 몇 년이 지나 귀국하고 살아보니 내가 얼마나 우리나라의 변화를 몰랐는가를 깨달았다...일본에 갈 당시 들었던 이야기 중 하나는 "일본사람들은 남을 집에 절대 부르지 않는다"라는 것이었다...그런데 가 보니 여러 번 집으로 초대되어 식사 대접을 받았다..하지만 그 마저 내가 한국에 살던 때에 그다지 많은 회수는 아니기에 "역시 일본은 남을 집에 안 부르는 구나"라고 생각했다...하지만 귀국해 보니 교회에서 하는 구역 예배를 제외하고 단 한 번도 남의 집에 초대된 기억이 없다...나는 여러 번 남을 불렀지만 남들은 나를 부르지 않았다...방문학습지교사를 오래 한 덕에 남의 집에 자주 갔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일 때문이었다...

  우리가 학교 다닐 때는 친구를 집에 불러 자기 방에 재우면서 밤새 이야기꽃을 피우는 일이 그리 드문 일이 아니었다...술도 마시고 차도 마시면서 열띠게 인생이나 정치 경제 사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자취라도 하는 친구가 있으면 거기가 아지트가 되기도 하였다..하지만 이마저 찾아보기 어렵게 되었다..벗이 있어 먼 곳에서 와도 밤이 되면 돌려보낸다고 한다...다음 날 아침의 리듬이 깨진다나 어쩌나 하면서...

  이런 저런 상황을 살펴보고 나서 비로소 나는 서울역 앞 노숙자의 존재가 이해되기 시작되었다..아 대한민국이 이제 과거의 혈연과 인정의 사회가 아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좋게 말하면 사생활중시의 사회가 되었지만 나쁘게 말하면 이른바 4인 가족만 자신들의 세계에 들어오게 하는 차가운 사회가 되었구나 하는 생각 말이다.

3. 핵분열하는 핵가족,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

  하지만 4인 가족 역시 분해를 활발하게 하고 있다..마르크스식으로 분석하면 생산력의 발달로 가족에서 개인으로 생존단위가 분해되고 있다는 것이다 될까?....대가족에서 소가족 그리고 핵가족으로의 이행 뒤에는 생산력의 발전이 있었다...생산력이 높아지니 소단위로도 경제적 자립이 가능해졌기 때문에 가족의 규모는 점점 작아진 것이다...그것이 이제는 개인이라는 단위로 극소화 되고 있다...독거자의 증가는 그러한 사실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아무리 경제적으로 자립이 가능하다고 해도 함께 살면서 느끼는 따듯한 정까지 혼자서 자급하기는 어려운 듯 하다..독거자의 자살소식이 심심치 않게 들린다..독거는 아니더라도 편부모가정의 가족들이 겪는 애정결핍과 그에 따른 문제점은 숱하게 뉴스를 만들어내고 있다...이혼하고 아들에게 애정결핍을 채우고자 했던 엄마는 그 아들에게 목졸라 살해당하였다..그 아들은 엄마의 시체를 집에 그대로 둔 채 한 달이 넘게 지냈다...왜곡된 모정도 그 어머니를 비정하게 죽인 아들 모두가 애정결핍증의 희생자는 아니었을까?

  더욱이 문제가 되는 것은 생산력의 발전이 핵가족의 자립을 이루지 못하는 수준으로 퇴보하고 있음이다...중산층의 꿈은 사라지고 있다..좋은 차에 널찍한 아파트를 가진 핵가족이 누리는 행복한 삶은 이제 점점 실현되기 어려운 꿈이 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많은 젊은이들이 결혼 대신 독신의 삶을 택한다고 해도 그들을 비난하기는 어려울 것이다...그들이 살아온 삶은 보다 가난한 생활을 받아들일 수 없게 만들어 왔기 때문이다.

  어쩌면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서 결혼과 출산 양육은 점점 보편적인 삶의 형태가 아니게 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미국에서도 하위층의 결혼률은 상류층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다..중산층의 경우조차 상류층과의 격차는 점점 벌어지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남편과 아빠로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일까?..그는 우선 주택을 마련해서 아내에게 제공해야 한다...그 주택은 방이 세 개 있는 아파트전세여야 최소한의 기준을 통과할 수 있다. .최소 억 이상의 자금이 요구된다...쓸만한 자동차도 요구된다...결혼 후에는 더 좋은 아파트를 전세가 아니라 구입해야 하고 자동차도 중형차로 바꾸도록 압박을 받는다..물론 그것을 위해 밤낮 없이 일해야 하고...이 정도의 능력이 안 되는 남자는 남편과 아빠의 길을 갈 생각을 포기하는 게 나을지 모른다..어차피 가봐야 중간에 정리해고 당할 지도 모르니...

  여자들에겐 이러한 남자를 만나는 게 꿈이지만 대한민국 남자들의 평균 능력은 유감스럽게 그렇지 못하다..일본에서 조사된 바로는 결혼이 늦어지거나 안 되는 이유 중 하나는 남자들의 실제 연봉과 여자들이 기대하는 연봉사이에 너무나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라는 사실이다...능력이 좋은 여자라고 고민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자신 보다 능력 없는 남자를 맞이 할 자신도 없고 자존심도 허락지 않는다..주변의 친구들의 시선도 두렵다...차라리 혼자 살자 .그녀들은 결심한다...이쯤 되면 "안 간건 지 못 간건 지 나도 몰라"라는노래가 실감난다...능력 없는 여자들도 괴롭긴 마찬가지다..요즘 남자들은 능력이 있으면 어느 정도 능력 있는 여자를 원한다니 말이다..

  이런 저런 이유로 해서 대한민국의 국민들은 외로움과 싸워야 할 운명을 받아들여야 할 처지가 되었다...혈연관계는 붕괴되어가고 ...결혼을 통해 가족을 이루는 것도 어려워지고...일단 만든 가족도 자꾸 깨어지고....좋은 해법은 있는 것일까?.

  부부사이가 악화되면 남보다 못하다는 말이 있다..이 말은 상당히 타당성이 있는 말이다..예를 들어 한 집에 서로 남남인 두 사람이 살고 있다고 하자..그들과 깨어진 부부가 한 집에서 사는 경우하고 비교해 볼 때 어느 쪽이 맘편히 살 수 있다고 생각되는가? 나는 당연히 남남끼리 사는 경우라고 생각한다...

  가족이란 때로 가족이란 이유로 상대에게 부당한 요구를 하거나 상대에게 지켜야 할 매너를 무시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그것이 서로를 더 힘들게 하는 것이다..하지만 남이라면 그런 식으로 상대를 괴롭히는 경우가 드물고 만약 그렇게 한다면 법적조치를 취하거나 서로의 관계를 해소하는 식으로 처리하기가 용이하니 오히려 편할 수도 있다.

4. 새로운 형태의 가족에 대한 모색

  외국에서는 모르는 남남끼리 한 지붕 밑에서 가족을 이루고 사는경우도 드물지 않다고 한다..일본에서는 생활비 절약을 목적으로 남녀가 한 집에서 함께 사는 경우도 괘 있다...그런 목적으로 룸메이트를 구하는 사람들도 인터넷상에 많다고 들었다. 하지만 남녀가함께 산다고 해서 성관계를 갖거나 하는 것은 아니다. 그냥 쿨 하게 같이 살 뿐이다. 왜 굳이 여자만 고집하냐는 질문에 한 남자는 남자끼리 살면 트러블이 일어나기 쉬울 것 같다고 대답하였다.(정말 그것 뿐 일까???) 부부라면 일어날 트러블이 차라리 타인끼리라면 덜 일어나는 것은 아닐까?

  히말라야 산맥에 사는 어느 부족에는 일처다부제가 시행 되고 있다고 한다...나로서는 좀 어처구니가 없어 보였다..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여자가 여러 남자를 데리고 산단 말인가? ..하지만 내용을 들어 본즉 이해가 갔다...그들은 생산력이 발전하지 못했기에 한 남자가 한 여자를 먹여 살리며 가족을 이루는 것이 거의 불가능했다..그러니까 여러 남자가 한 여자를 먹여 살리는 구조의 가족을 이루게 된 것이다..남자들 입장에서는 평생 혼자 사는 것 보다는 비록 완전히 내 것은 아니지만 아내를 가질 수 있다는 것으로 만족하고 사는 듯 하다..여자도 자기가 맘에 드는 남자를 만나면 바로 남편으로 삼을 수 있으니 이러한 제도가 싫지는 않은 것 같았다..자녀가 태어나면 성도 여자의 것을 따른다..그럴 수 밖 에 없지 않을까? 네 것 내 것이라는 소유의식을 포기하니 이런 사회가 가능한 것이다.

  물론 대한민국에 그러한 제도를 도입하자고 주장할 정도로 내가 철없는 사람은 아니다.. 그런 이야기를 했다가는 악풀에 시달려 제명에 못 죽을 것이 거의 확실하다..여성들이라고 해서 찬성할리가 만무하다...일부일처에 익숙한 그녀들은 여자가 여러 남자를 거느린다고 생각하기 보다는 여러 남자들에게 구속되어 사는 가련한 여자를 연상할지 모른다..'아내가 결혼했다'라는 영화와 책이 어떤 반응을 받았는지 모르지만...그다지 좋은 영향을 미친 것 같지는 않다...(하지만 개인적으로 말하면 정말 사랑하는 여자라면 다른 남자랑 같이 사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하다..내가 좀 이상한 것일까? )

  내가 주장하고 싶은 것은 두 남녀가 결혼해서 2.3의 자녀를 기르는 중산층 가족의 모습이 영원한 진리는 아니라는 것이다...혈연이 아닌 사람끼리 외로움을 달래고 경제적인 비용을 절약하는 의미에서 한 지붕 밑에 살아가는 것도 좋은 선택지는 아닐까 한다..

  예를 들어 사랑하는 커플 두 셋이서 좀 큰 집을 얻어 한 지붕 두 세 가족을 이루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듯 하다...방 세 개짜리 아파트를 얻어 둘은 커플의 침실로 삼고 하나는 공용으로 하여 살아간다면 외로움도 줄이고 비용도 아낄 수 있지 않을까? 혈연이라면 오히려 어려울 것이다. 서로에게 간섭하거나 지나치게 의지할지 모르니까 ...

  나의 생각에 많은 사람들이 비현실적이라고 비판할 것이다..가족끼리도 자신의 공간과 세계를 지키려고 하는 세상에 타인과 어떻게 한 지붕아래서 살 수 있냐고...친한 친구하고도 방을 함께 쓰기 어려운 세대..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할지 모른다...

  하지만 타인이기에 오히려 가능할지 모르겠다...그리고 서로의 사생활을 존중해 주는 세대이기에 더욱 현실적일지 모른다..타인이기에 상대를 싫어도 배려할 수밖에 없다..사생활을 중시하는 세대이기에 동거인들의 삶을 함부로 침해하지는 않을 것이다...오히려 구세대들은 그것이 불가능하다...당장 배놓아라 감 놓아라 하면서 티격태격하게 될 것이니까..

  예전에 어떤 통계를 보고 경악을 금치 못한 일이 있다...미국, 일본, 한국 세 나라의 기혼의 자녀가 부모를 찾아뵙는 횟수에 대한 통계였다...우리 상식으로는 한국 일본 미국 순이 되어야 한다. 개인주의에 투철한 미국인들은 결혼하면 부모를 거의 찾지 않겠지 라고 우리는 생각하기 쉽다..그러나 현실은 역순이었다. 효도를 그렇게 강조하는 우리나라사람들이 결혼과 동시에 부모님과 가장 멀어지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냉정히 생각하면 납득이 가는 이야기이다..가족이라는 이름 하에 상대의 삶에 필요이상으로 간섭을 하고 출가한 자식들에게 조차 부모로서의 권위를 내세우는 우리나라에서 자식들이 부모에게 찾아가는 것이 그리 편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아들보다 딸들의 발언권이 세어지고 있는 지금 처가가 시댁보다 가깝게 바뀌고 있음은 바로 이를 반영하는 것이라 하겠다..

  가족이란 때로 남보다 더 부담스러운 존재가 될 수 있다...아내와 남편이라는 이름의 여자와 남자는 나에게 부담스러운 요구를 해 댈 있다...할 말 못 할 말 가리지 않고 해 버리고....자식들은 남의 아이들보다 더 말을 안들을 수 있다..부모니까 안 들어도 된다고 생각하니까...부모는 자식의 인격을 모독하는 말을 쉽게 할 수 있다..자식이니까 편해서라고..차라리 타인이 더 조심하고 배려하니 마음 편히 대할 수 있을 수 있는 것이다..

  한 지붕 두 가족 또는 세가족의 예는 여러 가지로 생각할 수 있다. 편부모가정끼리의 결합은 어떨까? ..남편이 또는 아내가 없는 사람들이 자식들을 데리고 동병상련의 심정으로 한 지붕아래서 살아간다면 큰 힘이 되지 않을까?...독거노인끼리 한 집을 얻어 산다면?.부모 없는 아이들이 자식 없는 부부와 함께 산다면?...외로운 싱글남녀들이 여럿이 한 집에 모여 오손도손 산다면...이혼하고 갈 데 없는 형제자매들끼리 집을 구해 산다면?..

  일본에서 국민적 인기를 얻은 '사자에상'이라는 만화가 있다..사자에라는 지극히 평범한 서민의 주부가 친정부모 그리고 나이어린 두 동생과 자녀 둘과 함께 오손도손 살아가는 모습은 정말 아름답게 느껴지는 만화이다..나는 만화로는 못 보고 에니메이션을 티브이를 통해 재미있게 보았다...요즘엔 일본이나 우리나라 어디에서도 보기 힘든 가족구성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이 만화의 원작자 하세가와 마치코란 작가는 남편을 전쟁으로 잃은 미망인이었다. 그녀 뿐 아니라 그녀의 자매들도 여러 이유로 혼자가 되었던 것 같다..그들은 한 집에 모여 외롭지 않은 삶을 살았고 하세가와작가는 자신의 만화를 그릴 때 서재가 아니라 주로 주방에 놓여 있는 식탁에서 자매들과 즐거운 수다를 떨며 만화를 그렸다고 회고하고 있었다..수다 떨면서 어떻게 만화를 그리나 의아할지 모르나 그녀에게는 자매들과의 수다가 작품의 아이디어를 떠오르게 하는 것이었나 보다..

5. 결혼은 미친 짓이다? 결혼이 주는 부담감

  프랑스의 새로운 대통령 프랑스와 올랑드는 세골렌 루와얄이라는 여인과 30년의 동거를 통해 네 명의 자녀를 얻었다. 이만하면 결혼생활을 한 거나 다름이 없어 보이지만 그들은 끝내 결혼하지 않았고 올랑드 대통령은 새로운 연인과 동거관계를 다시 시작하였다..이에 대하여 프랑스국민의 80%는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고 했고 우리와는 너무나 다른 정서에 그저 놀랄 뿐이다..미국이나 우리 같으면 난리가 나거나 아예 대통령으로 당선될 꿈도 못 꿀 지도 모를 일이다..

  결혼 대신 동거를 권하기 위해 이것을 소개한 것은 아니다. 물론 개인적으로 동거를 무조건 악한 것으로 보지는 않고 있다. 문란하게 상대를 바꿔가면서 동거를 하는 것이라면 당연히 반대지만. 서로에게 너무 얽매이기 싫어서 하는 동거라면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하지만 우리 나라 정서에 동거를 권한다는 것은 그다지 맞는 일이 아니기에 강추하고 싶은 생각도 없다..물론 쏟아질 비난의 여론도 무섭고..

  하지만 쿨 하게 헤어지고 만날 법한 프랑스인들조차 결혼이란 것이 얼마나 부담이 되는지를 우리는 올랑도 대통령의 삶을 통해 엿볼 수 있을 것이다..독재자 히틀러에게는 에바브라운이라고 하는 사랑하는 여자가 있었다..나중에 히틀러가 자살로 최후를 맞이할 때 그 직전 결혼식을 올리고 함께 자살 할 정도로 둘은 서로를 사랑하였다..하지만 죽음의 직전까지 히틀러는 결혼을 원하지 않았다..절대적 독재자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른 그가 사랑하는 여자와의 결혼을 거부한 것은 결혼이 주는 부담감 때문이었다..그는 "결혼을 하게 되면 요구가 늘어나기 때문에 싫다"라고 했다..결혼을 하지않으면 무엇을 해 주어도 선물이 되나 결혼을 하게 되면 그것이 의무가 되기에 기쁨이 없다고도 하였다..결혼이 주는 부정적인 요소를 이렇게 알기 쉽게 표현한 말도 별로 없을 것 같다..

  마찬가지로 결혼에 따라 새롭게 탄생하는 가족이란 것도 어찌 보면 하나의 부담스러운 소유일 수 있다..자동차를 구입하면 끊임없이 비용이 든다..연료비세금 보험료...마찬가지로 가족을 만들면 비용이 계속 발생하게 되는데 자동차 따위하고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엄청난 금액의 비용이 든다...더욱이 가족을 관리하는데 드는 비용은 날로 높아가고 있다..나의 아버지 시절에 월세로 시작할 수 있었던 것이 전세가 되고 지금은 자가를 요구하기도 한다..

  소유에서 자유로워진다는 관점에서 보면 결혼에 의한 가족 만들기는 세상에서 제일 부담스러운 소유인 것이다..이제 그 소유를 당연시해야 하나 하는 생각을 할 때가 되었다..물론 이 이야기는 혼자 살라는 말이 아니다..

6. 결혼 없어도 가족은 만들 수 있다. -비결혼 비혈연의 가족

  가족은 꼭 결혼해서 두 셋의 자녀를 두어야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다...지금까지 소개한 것처럼 여러 가지 형태가 가능한 것이다..현재도 그러한 가족은 만들어지고 있다...혈연이 아닌 가족 아니면 부부가 중심이 되지 않은 가족은 계속 늘어가고 있다...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다..

  대가족의 부활도 간혹 눈에 띈다...티브이에서 여러 자녀들이 부모님과 함께 대가족을 이루고 사는 모습을 보았다..모든 것을 함께 하니 삶이 힘들지 않고 외롭지 않다고 그 가족의 구성원들은 행복하게 말하고 있었다..하긴 그렇지 않다면 그런 가족이 유지될 리가 없었을 것이다.

  혼자 사는 삶의 매력을 부인하지는 않는다...모든 간섭에서 벗어나 오직 자신의 의지대로 살아갈 수 있다는 점에서 혼자 사는 것 또한 하나의 탁월한 선택지라고 할 것이다..하지만 그 역시 만만치 않는 비용이 들지 모른다...무엇보다 정서적 만족을 위해 써야 하는 돈이 꽤 들지도 모른다..런 면에서 결혼이 아닌 다른 형태로 만드는 가족이란 것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결혼에 비해 부담이나 구속이 없고 외로움에 따른 고통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두 가지의 장점을 골고루 갖춘 것이지 않겠는가?

  철의 여인 마가렛 대처수상은 1990년 인두세문제로 궁지에 몰려있었다. 확실한 내용은 기억이 나지 않으나 기존의 재산에 따른 세금부과를 사람마다 부과하는 세금 즉 인두세로 바꾸려고 하는 것에 대하여 영국의 많은 국민들이 거세게 항의를 하고 있다는 보도를 들었다..그런데 그 보도 가운데 나의 귀를 번쩍이게 하는 내용이 있었다..

  그것은 영국에 공동가족이 있다는 내용이었다.. 세금과 생활비를 아끼기 위해서 여러 가족이 큰 집을 얻어 함께 살아간다는 것과 그것이 인두세 부과로 타격을 받게 되었다는 이야기였다..생활비는 몰라도 세금절약의 메리트는 사라지게 되었으니 반발 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라는 것이다. 웬지 신선하게 들렸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것은 내가 말하는 새로운 형태의 가족이야기가 비현실적인 것만은 아니라는 증거이기도 하다..

  새로운 가족의 필요성의 이유를 몇 지로 정리 해 보자. 우선 기존가족의 한계를 들 수 있다...결혼에 의해 이루어지는 가족은 우선 비용이 너무나 크다...만들 때 엄청난 비용이 들고 유지관리는 그보다 더한 부담을 강요한다..그런데 그렇게 어렵게 만들고 유지한다고 해도 과거와 같은 값어치를 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안락함을 줘야 할 가족이 점점 긴장과 대립의 장으로 바뀌고 있다. 깨지는 가족 또한 날로 늘어만 간다...과연 고부담 비효율이 되어가는 기존의 가족에만 매달려야 할 것인지 의심스럽다..결혼에 의한 가족도 자동차나 주택과 마찬가지로 소유와 자유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반드시 가져야 할 것인지 생각해 볼 대상이다...

  둘째 현실적으로 부부와 자녀로 이루어진 중산층 핵가족의 삶을 유지하는 것은 점점 곤란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경제적으로 혜택을 누리는 소수를 제외하고 과거의 중산층이 누렸던 가족의 삶은 이미 환상이 되어 가고 있다..싫고 좋고의 문제를 떠나 이미 현실은 변화를 강요하고 있는 것이다..

  셋째 비혈연 비결혼에 의한 새로운 가족의 형태는 이러한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좋은 대안이라고 할 수 있다..혼자 사는 것은 편하긴 하나 외로움과 싸워야 하고 비용도 만만치 않을 뿐 아니라 어려움이 닥쳤을 때 도움의 손길을 기대하기도 어려운 점 등등 단점도 많다...그것을 보완하는 것이 서로에게 구속을 덜 하는 비혈연 비결혼에 의한 새로운 가족이다..물론 혈연이 개입되도 좋고 결혼이 개입되어도 좋다...다만 서로의 삶에 필요이상으로 개입하거나 부담을 줄 여지를 없앨 수 있는 형태라면 되는 것이다..이것은 독신의장점과 가족의 장점을 합친다는 점에서 대안가족으로서의 성격을 갖게 될 것이다...

  네째 이러한 형태의 가족은 현실에서도 이미 나타나고 있고 따라서 현실성 없는 존재는 아니라는 것이다..사실 과거의 대가족이라는 형태의 가족은 이러한 가족의 변형된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다만 대가족은 혈연과 결혼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서로간의 간섭과통제가 심해 매우 부담스러운 면을 갖고 있었다는 단점이 있고 따라서 비결혼 비혈연의 새로운 가족은 그것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한 지붕 여러 가족은 영국 같은 나라에서 이미 실현되고 있다고 하니 좋은 모델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다섯째 비혈연 비결혼의 새로운 가족형태는 과거 대가족이 갖고 있었던 장점을 계승할 수 있다는 점을 갖는다...대가족은 구성원간의 단결과 협동을 자연스럽게 조성해 갔다...성경에는 "삼겹줄은 쉽게 끊어지지 않는다"라고 하였다...험난한 세상에 고통과 시련을함께 할 사람들이 늘어난다면 최소한 자살률이라도 떨어뜨릴 수 있지는 않을까? 아이들에게는 사회성을 키우는 장이 될 수도 있다...좀 더 규모가 크다면 홈스쿨링 같은 대안교육을 실시하는 것도 꿈은 아니다..이래저래 한 가족의 틀 안에서의 폐쇄적 삶을 살아가는 현대 핵가족보다는 든든한 삶이 되지 않을까?

  최준식 교수의 '한국인에게도 문화는 있는가?'라는 다소 파격적인 제목의 책이 있다..여기서 문화라는 말은 음악이나 미술과 같은 특정 활동으로서의 문화가 아니라 삶의 방식이라는 의미의 문화를 말하는 것이다..문화인과 야만인의 뜻으로의 문화..즉 수준 있는 삶의 방식을 말하는 것 같다..제목을 보면 추측할 수 있듯 한국인에게는 수준 높은 삶의 방식이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하고 있다는 답을 내 놓고 있다.

  최 교수가 통렬히 비난하는 것은 한국인 혈연문화 이른바 내 새끼주의'라는 것이다..우리아이가 아무리 잘못해도 감싸려는 '내 새끼주의' 그래서 아이싸움이 어른 싸움된다는 이야기도 있다...최근 크게 문제가 되고 있는 학교폭력의 가해자로 지목된 아이들의 부모들 다수가 "내 아이 잘못이 아니다"라고 감싸고 드는 모습에서 그러한 모습이 아직까지도 뿌리 깊게 남아 있음을 알 수 있다..내가 일본에서 경험한 바로는 일본사람들은 대부분 자기 아이와 남의 아이가 부딪혔을 때 일단 자기아이를 탓하고 사과하는 행동을 하였던 것으로 기억한다..우리라면 그 반대가 아닐까?

  이렇듯 혈연에 대한 집착이 세계에서도 그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강한 우리이기에 비결혼 비혈연의 새로운 가족이 성공적으로 도입되어 정착할지는 의문이다..하지만 분명한 것은 우리의 혈연주의가 무너질 조건은 이미 상당히 나타나고 있다..이제 부모들은 과거처럼 자식에게 모든 것을 투자하지 않게 될 것이다...자식들이 더 이상 노후를 책임져 주지 않는 상황에서 자녀에 대한 올인은 자신들의 노후를 비참한 것으로 만들게 된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했다..그것도 머리로가 아니라 삶 그 자체에서..

  젊은이들은 말할 것도 없다..그들은 아예 결혼 자체를 기피하고 있다..설령 결혼을 해도 출산을 꺼려한다..기성세대들은 이를 이기적 자세라고 비난하지만 또 그러한 점을 인정해야 하겠지만 그들로서는 주어진 현실에서 부득이한 선택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이러한 젊은이들의 선택은 바로 혈연주의의 붕괴를 촉진시키는 하나의 배경이 될 것임은 말할 것도 없다(사실 우리나라 같은 환경에서 힘없는 서민이 아이를 낳고 기른다는 것 자체가 엄청난 희생이다. 출산과 육아의 환경이 좋아지기 해서라도 출산률이 좀 더 낮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까운 일본이 저출산 세계 일위였다가 .최근 다시 상승한 것은 출산육아에 대한 지원이 강화되었기 때문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생각하라)

  또 하나 주목할 만한 소식이 있다..최근에는 입양을 하고자 하는 희망이 급속히 늘고 있다는 것이다..내가 들은 바로는 과거에는 입양희망자가 입양대상아이보다 훨씬 적었으나 이제는 반대가 되어 입양이 상당히 까다로워지고 있다고 한다..이 역시 한국의 지독한 혈연주의의 붕괴가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소식이 아니겠는가?

7. 가족은 한 가지 모습일 필요가 없다.

  일본의 여성 사회학자 우에노교수의 '근대가족의 탄생'이라는 책이 있다..자세히 읽어 본 것은 아니지만 그녀가 주장하는 것은 부부와 미혼자녀로 이루어진 가족 그리고 아버지는 돈벌이를 하고 어머니는 전업주부를 하고 아이들은 학교를 다니는 가족의 모습이 마치 인류역사 이래의 모습처럼 여겨지지만 사실은 근대사회가 만들어낸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었다고 기억한다..이것은 비단 그녀만의 주장은 아니었다...가족의 모습은 절대적인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며 시대와 상황에 따라 보다 다양한 모습을 갖고 있었다는 것이 역사적 사실이라고 생각된다..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은 내가 이러한 근대가족을 전면부인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자신들이 원하고 또 감당할만한 능력도 있고 그래서 자신들의 행복에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겐 그러한 형태의 가족을 선택할 권리가 있다... 역으로 사회적으로 소수라 할지라도 그것이 자신들에게 맞는다고 생각하면 또한 선택할 수 있는 것처럼...

  다만 내가 주장하고자 하는 것은 21세기라는 시대의 새로운 상황에서 혈연 결혼 과 같은 낡은 제도나 생각에 의한 하나의 가족제도가 마치 만고의 진리인 것처럼 여기는 것에 따른 불행은 최소화 시키고 싶은 것이다...각자에게 맞는 옷이 있듯 말이다..세상이 좀 더 다양한 모습을 갖게 될 때 우리의 삶도 보다 여유를 갖게 되지 않겠는가? 마르크스의 말대로 하부구조가 바뀐 상태에서 예전의 상부구조를 고집하면 그것이 사회내의 불협화음을 강화시켜 모두를 힘들게 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가족이 소유라는 개념으로 이해되어야 한다는 사실은 참으로 서글프기 그지없다. 과거에

가족이란 조건 없이 서로를 받아 주는 그런 존재였다. 따라서 그 비용이 비교적 저렴했고 또 가족의 틀 안에서 우리는 많은 것을 보장받았다..하지만 이젠 다르다. 보장을 받는 것에 비해 너무나 큰 대가를 치러야 하는 존재가 되고 말았다. 내가 대안가족을 주장하는 것도 그러한 사회적 변화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기 나온 생각이다. 가족이 소유로 여겨지지 않는 그날이 다시 올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